분류 전체보기109 쿨피스 (45년 역사, 캡사이신 원리, 매운음식) 엽떡 한 판을 시켜놓고 첫 젓가락을 뜨자마자 물을 찾는 분들 계실 겁니다. 저도 그쪽입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면서도 정작 잘 못 견디는 전형적인 맵찔이라, 냉장고에 쿨피스 한 병은 늘 기본으로 챙겨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히 달아서 매운맛이 줄어든다고만 생각했는데, 거기엔 꽤 정교한 생화학적 원리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1980년에 출시된 이 음료가 45년째 팔리는 이유, 그냥 맛있어서만은 아니었습니다.45년 역사, 파인애플에서 복숭아로쿨피스는 1980년 해태유업이 처음 출시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냉동실에 넣어 반쯤 얼려 먹던 그 음료가 벌써 45년이 됐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지금은 동원 F&B 산하 소화움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브랜드 이름은 그대로지만 유통 구조.. 2026. 8. 6. 치킨의 역사 (프라이드치킨, 치맥문화, 치킨무) 주말마다 축구 중계를 틀어두고 치킨 박스를 뜯는 게 저한테는 거의 의식(儀式)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치킨 한 조각 뒤에 19세기 미국 노예제도부터 IMF 외환위기, 2002년 월드컵까지의 역사가 통째로 들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단순히 맛있어서 먹던 음식이 이렇게 두꺼운 역사를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다음 주말 치킨이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프라이드치킨, 버려진 부위에서 시작된 음식제가 직접 찾아봤는데, 프라이드치킨의 기원을 처음 알았을 때 꽤 오래 멍하게 있었습니다.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백인 농장주들이 선호하지 않던 닭의 자투리 부위를 흑인 노예들이 튀겨 먹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뼈까지 발라 먹어 낭비를 없애고, 고열량으로 혹독한 노동을 버텨내기 위한.. 2026. 8. 5. 단짠 중독 (단짠 과학, 뇌 보상, 식습관 균형)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오랫동안 단짠 조합에 완전히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감자칩 봉지를 뜯을 때면 으레 허니버터칩 같은 제품에 손이 갔고, 치킨을 시킬 때도 달콤한 양념 소스와 짭짤한 튀김이 함께 있는 조합을 찾았습니다. 그냥 입맛이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이건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뇌가 단맛과 짠맛의 조합에 반응하는 방식, 그리고 그 조합이 왜 이렇게 우리를 중독시키는지 이해하고 나면 평소 식습관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단짠이 끊기 어려운 이유 — 뇌 보상 시스템의 함정짠 음식을 먹으면 왜 자꾸 단 것이 당길까요? 이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구조적인 반응입니다. 짠 음식에는 대부분 탄수화물이 함께 들어 있는데, 이 탄수화물이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면 췌장이 .. 2026. 8. 5. 소울푸드 (제육볶음, 떡볶이, 마라탕) 솔직히 저는 제육볶음이나 돈가스를 좋아하는 게 그냥 입맛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그 음식들 안에 수백 년의 역사와 사회 변화가 쌓여 있더군요. 소울푸드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시절과 감정이 켜켜이 배어 있는 음식입니다.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거기서 조금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제육볶음과 돈가스, 왜 남성들이 유독 찾을까제가 직접 남초 분위기의 직장에 다녀봤는데, 점심 메뉴 투표하면 진짜 높은 확률로 제육볶음이 1등을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다들 고기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 음식의 대중화 자체가 198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제육볶음의 뿌리는 생각보다 훨씬 깊습니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음식 디미방』에는.. 2026. 8. 5. 디저트의 역사 (어원과 유래, 마카롱과 소보로, 건강과 균형) 디저트(dessert)라는 단어가 "식탁을 치운다"는 프랑스어 'desservir'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그냥 달콤한 마무리 음식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귀족의 향연 문화에서 비롯된 꽤 무거운 역사가 있더군요. 마카롱 하나, 소보로빵 하나에 이렇게 긴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디저트의 어원과 유래 — 약에서 간식으로일반적으로 디저트는 식사 후에 먹는 달콤한 음식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그 출발점이 전혀 달랐습니다. 중세 프랑스에서는 설탕이 소화를 돕는다고 여겨져 약용(medicinal use)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 약용이란 질병 치료나 건강 유지를 위해 특정 성분을 섭취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당시 귀족들이 메인 요리와 함께.. 2026. 8. 5. 조선 왕의 식사 (수라상, 식습관, 수랏간) 조선 왕의 하루 식사 횟수는 5번이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이 아니라 초조반·조수라·낮것상·석수라·야참, 이렇게 다섯 번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풍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수라상이 사실은 정치적 도구이자 백성의 삶을 살피는 창구였다는 것, 그 맥락을 알고 나니 왕의 밥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수라상, 준비하는 데만 500명이 필요했다수라상(水剌床)이란 왕에게 올리는 밥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기서 '수라'는 몽골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왕이 드시는 밥과 반찬 전체를 아우르는 궁중 용어입니다. 단순히 '왕의 밥'이 아니라 그 상 위에 올라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식재료 수급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전국 각지의 토산물이 한양.. 2026. 8. 5. 이전 1 ··· 14 15 16 17 18 19 다음